[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눌러듣다'입니다. 이 말은 말집(사전) 가운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사소한 잘못을 탓하지 않고 너그럽게 듣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사람이 어떤 말을) 탓하지 않고 너그럽게 듣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둘 다에 나오는 "탓하지 않고 너그럽게 듣다."라는 뜻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 풀이에 나온 '탓하다'도 "핑계나 구실로 삼아 나무라거나 원망하다."라는 뜻이니까 "다른 사람이 한 짓이나 말을 두고 나무라지 않고 너그럽게 듣다."라고 하면 좀 더 알기 쉬울지 모르겠습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마주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손윗사람이 손아랫사람을 마주할 때 이렇게 해 주면 참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고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눌러듣는 게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기에 그러라는 말을 하기 조심스럽습니다. 이 말은 위와 같은 뜻 말고도 (사람이 어떤 말을) '그대로 이어서(계속) 듣다'는 뜻도 있는데 "그는 지루한 이야기를 한 시간이나 눌러듣고 있었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말과 비슷한 짜임으로 된 '눌러보다'라는 말도 있는데 1. 잘못을 탓하지 않고 너그럽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이들과 새롭게 만나 함께 지낸지 꼭 한 달이 되는 날이구나. 온봄달(3월) 둘쨋날 새배해(신학년)를 비롯했으니 오늘이 꼭 서른째 날이거든. 짧다면 짧고 또 길다면 긴 한 달동안 서로 적지 않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이야기를 나눈 앞과 뒤에 달라진 것은 무엇이고 또 얼마만큼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저마다 한 달 살이가 어땠는지 돌아보고 이야기를 해 보면 더 마음을 쓸 일이나 또 바꿔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싶다. 그래서 오늘은 다른 일보다 그 일을 먼저 해 볼 생각이야. 너희들도 새로 바뀐 둘레에서 지낸 한 달이 어땠는지 궁금하구나. 나름대로 다짐을 한 것들도 있었을 텐데 그 다짐들은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동무들과 가까워졌는지도 궁금하니 이 글을 보면 짧게라도 글갚음을 해 주면 기쁘겠다. 오늘 알려 줄 좋은 말씀은 지난 한 달을 돌아본 뒤 되새겨 보면 좋겠다 싶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지라도 내가 달라지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야. 이 말은 프랑스에서 이름난 소설가인 '오노레 드 발자크' 님께서 하신 말씀이라고 해. 얼핏 생각해 보면 지난해 이맘 때와 견주어 봐도 크게 달라진 게 없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나들잇벌 #참우리말 #터박이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난벌 #든벌 #난든벌 #외출복 #실내복 [나들이와 아랑곳한 토박이말]나들잇벌 지난 엿날(토요일) 많은 비와 함께 바람까지 불어서 벚꽃이 다 떨어질 거라 생각을 했었는데 잘 견뎌 준 꽃을 보러 나들이를 하신 분들이 많았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 때문에 올해도 꽃구경을 참아 달라는 글을 보았습니다만 달리는 수레 안에서 하는 구경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옮김앓이(전염병)만 아니라면 그야말로 사람물결로 넘쳤을 벚꽃 길을 생각하며 ‘나들이’와 아랑곳한 토박이말 몇 가지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먼저 나들이와 아랑곳한 말 가운데 ‘나들잇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나들이를 갈 때 입는 옷과 신발을 싸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여느 해 같았으면 나들이를 가려고 마음을 먹으면 입고 갈 옷이나 신을 신을 새로 장만하고 그랬을 테지요. 하지만 지난해도 그렇고 올해도 그런 사람이 많지 않았을 겁니다. 잘 아시겠지만 ‘나들잇벌’은 ‘나들이+벌’의 짜임이고 ‘나들이’는 ‘나다’의 ‘나’와 ‘들다’의 ‘들’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눈비음'입니다. 이 말은 '남의 눈에 들려고 겉으로만 꾸미는 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말집(사전)에는 없지만 이 말의 짜임이 '눈+비음'이고 '비음'은 꾸미다는 뜻을 가진 '비ㅿ-(반치음 아래 ㅡ)다'의 이름씨꼴에서 'ㅿ'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어림된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풀이를 보고 나면 앞서 '설빔'을 풀이할 때 '설비음'이 줄어서 '설빔'이 된 거라는 것을 알려 드린 적이 있기 때문에 생각이 나시는 분도 많지 싶습니다. 그러면 '눈비음'은 '눈빔'으로도 쓸 수 있을 거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칩니다. 그리고 뜻풀이에 나온 '겉으로만 꾸미는 일'을 뜻하는 '겉치레', '눈치레'는 말과도 비슷한 말이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집(사전)에는 그런 풀이가 없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우리가 '겉치장'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허식'이라는 말도 가끔 쓰는데 '눈비음'이라는 말도 알고 있으면 얼마든지 쓸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눈비음하다'라는 말도 쓸 수 있으니 알맞은 때 떠올려 써 보시기 바랍니다. 요즘 곳곳에서 새로운 일꾼을 뽑는다고 많이 시끄러운데 눈비음을 잘하는 사람은 뽑지 않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찾기 놀이]1-5 곳곳에 갖가지 꽃들이 피었다는 기별과 함께 예쁜 찍그림을 올려 주는 분들이 많아 꽃구경을 많이 하는 요즘입니다. 어제도 하얀 눈이 온 것처럼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찍어 보여 준 분이 계셨습니다. 하지만 마실을 나가 보니 다른 나무보다 일찍 꽃을 피운 나무는 벌써 꽃잎이 떨어지고 열매를 맺을 것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이 무렵 이렇게 죽은 듯하던 나무에서 피어난 여린 잎과 꽃들을 보면 우리 토박이말도 다시 살아나 꽃을 피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거듭 하곤 합니다. 아무래도 낯선 토박이말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한테 나눠 주시는 분들께 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이레마다 서너 낱말을 알려드리기만 하고 다시 볼 일이 없다보니 얼른 잊히고 나날살이에 쓰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토박이말 찾기 놀이'라도 가끔 할 수 있게 해드리려고 하는데 그리 재미가 없어서 좀 열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할 줄 아는 게 이것 밖에 없으니 널리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은 토박이말 살리기 20부터 25까지 낱말과 옛날 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태서 찾기 놀이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요즘 자주 보고 듣는 '진정되다'와 비슷한 뜻을 가진 '누꿈하다'입니다. 이 말을 말집(사전)에서는 "전염병이나 해충 따위의 퍼지는 기세가 매우 심하다가 조금 누그러져 약해지다."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저는 그걸 다음과 같이 좀 다듬어 보았습니다. "옮김앓이나 나쁜 벌레 따위가 퍼지는 세기가 매우 지나치다가 조금 누그러지다(덜하여지다)." 말집(사전)에서 풀이를 할 때 쓴 말이 익어서 더 쉽게 느껴지는 분들이 많다는 걸 잘 알지만 우리 아이들은 제가 다듬어 놓은 풀이에 더 익어서 쉽다고 느끼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 것이니 너그럽게 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빛무리 한아홉(코로나)이 나온 뒤로 '진정( 鎭靜)되다'는 말을 참 많이 듣거나 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말도 말집(사전)에 풀이를 보면 1. 몹시 소란스럽고 어지러운 일이 가라앉다', 2. 격양된 감정이나 아픔 따위가 가라앉다'라고 되어 있어 우리가 잘 알고 자주 쓰는 '가라앉다'라는 말로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 '진정되다'와 '누꿈하다'의 풀이를 견주어 보면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이 누그러지는 것을 나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침마다 옛이야기를 읽어 주곤 했는데 어제는 노래를 하나 틀었단다. 그런데 몇 몇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이야기를 하느라 귀 기울여 듣지를 않아서 마음이 좀 언짢았단다. 하지만 노래를 들으며 내 마음을 밝힐 수 있었지. 내가 어제 아이들에게 들려 준 노래는 '산울림'의 '예쁜 맘 예쁜 꿈'이었어. "마음이 예쁘면 꿈도 예쁘죠 예쁜 꿈꾸면 나비같이 날아. 마음이 예쁘면 고운 꿈꾸죠 고운 꿈꾸면 구름처럼 날아."라는 노랫말을 들으니 마음이 절로 밝아지는 것 같았거든. 오늘 알려 줄 좋은 말씀은 이 노래와도 이어지는 것이고 지난 이레 했던 것 꿈과 아랑곳한 거야. "네가 어떤 것이든 꿈을 꿀 수 있다면, 그 꿈을 이루는 것 또한 할 수 있다."는 말인데 너희들도 잘 아는 '디즈니랜드'를 만든 '월트 디즈니' 님이 남기신 말씀이라고 해. 한 마디로 꿈을 꿀 수 있다면 이룰 수도 있다는 말이라고 할 수 있지 내가 너희 두 사람에게 되풀이해서 한 말이면서 올해 배움을 돕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힘을 주어 하는 것이 '꿈과 아랑곳한 책 찾아 읽기'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꿈이 없다고 하거나 하고 싶은 게 없다는 말을 하는 아이들이 많았어. 언젠가 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꽃샘추위, 잎샘추위, 꽃샘잎샘이 찾아 와서 사람을 움츠러들게 합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기 앞에 날씨가 춥다는 것을 알고 나갔는데도 바람을 맞으니 절로 자라목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집 앞에서 밤새 추위와 바람에도 떨어지지 않고 잘 견딘 벚꽃이 손을 흔들며 난 괜찮다고 말을 하는 듯이 느껴졌습니다. 세 이레를 함께 보낸 아이들에게 그동안 잘해 주어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많이 나아진 배움이를 추어올려 주면서 손뼉도 함께 쳐 주었습니다. 살짝살짝 서로의 울타리를 넘나드는 게 눈에 띌 때도 있지만 크게 부딪히지는 않고 있습니다. 제 바람대로 다 되는 것도 아니고 제 바람대로 다 할 수도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이들이 바라는 쪽에 무게를 두려고 합니다. 어제 저녁은 봄내음이 물씬 나는 쑥국, 머위 나물과 함께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다른 사람의 수고로움이 더해져 더 맛난 저녁이었습니다. 언제 더 맛있는 걸로 갚아 드려야겠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놉'입니다. 이 말은 '하루하루 품삯과 먹거리를 받고 일을 하는 품팔이 일꾼. 또는 그 일꾼을 부리는 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제가 어릴 때에 둘레 어른들께서 늘 쓰시던 말인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일찍 핀 벚꽃이 갑자기 세게 부는 바람에 떨어지는 걸 보았습니다. 집앞 모과나무에 여린풀빛 잎이 예쁘게 핀 것을 보았는데 어제부터 바람과 함께 찾아온 추위에 밤새 많이 떨었지 싶습니다. 어제 옷을 가볍게 입고 나간 사람들은 밤에 많이 추웠을 것인데 어제 추위는 꽃샘추위, 잎샘추위라 할 만합니다. 그런 어제 앞낮(오전)에 소리샘(라디오)에서 반가운 노래 '풀잎사랑'을 들었습니다. 옛날부터 알던 노래였는데 노랫말을 되새겨 보니 참 예쁜 노래더라구요. '풀잎사랑'은 1987년 최성수 님이 손수 노랫말을 써서 가락을 붙여 부른 노래라고 합니다. 노랫말을 톺아보면 '간단히'와 '변함없어요'를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풀잎, 이슬, 햇살에 서로를 빗대며 그대만을 사랑한다는 노랫말이 슬프게 느껴지는 건 저만의 느낌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노랫말이 예쁘다고 느끼는 것은 저만 느끼는 것이 아닌 것은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이 노래가 1987년 '제1회 한국 노랫말 대상'에서 '밝은 노랫말 상'을 받았다고 하니 말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노랫말에 보람(상)을 주는 '예쁜 노랫말 잔치'는 끊이지 말고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래 노랫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그제 새로 옮긴 배곳에서 처음으로 다모임을 했습니다.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 때문에 모일 수가 없어서 누리모임(원격회의)을 했습니다. 모임을 이끄는 사람도 쉽지 않고 함께하는 사람들도 쉽지 않았지만 서로 도와 가며 잘 마쳤습니다. 저는 생각지도 않았던 구순몯 이끎이(친목회 회장)가 되었습니다. 모임은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모임을 이끌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자라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이바지를 한다 생각하고 나섰습니다. 바쁘신 분들께 그런 일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저도 하는 보람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이어서 제가 꺼낸 배곳 꾸미는 말 만들어 쓰는 일도 많은 분들이 좋다고 해 주셔서 배움이와 어버이께 물어 해 보기로 했습니다. 때새는 많이 걸렸지만 하고 싶은 말이나 했으면 하는 일을 터 놓고 이야기하고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쪽으로 굳혀 나가는 게 좋았습니다. 어제는 배해 배움동아리(학년 전문 학습 공동체)를 처음 했습니다. 토박이말 배움동아리 앞선 모임도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싶다고 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다만 한 달에 한 셈꼴로 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어서 스스로(자율)동아리를 만들어